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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롭박스

    작은 상자 안에 담긴 형언할 수 없는 생명의 무게

    미국 극장가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독립영화 한 편이 있다. 바로 미국인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브라이언 아이비가 연출한 드롭박스이다. 대학생활 중 우연히 LA타임스에 아이들을 구제하는 이종락목사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감동받아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 후 2011년에 끈질긴 설득 끝에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 당시 학생신분이었던 브라이언 아이비 감독과 친구들이 한국으로 와서 직접 영화를 촬영했다고 한다. 영화는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촬영되었다. 영화는 미 50개 주 870개 극장에서 상영되었고 500만 관객을 울린 영화로도 유명하다. 영화는 제9회 샌안토니오 기독교 독립영화제에서 대상과 생명존중상, 제5회 저스티스영화제 가장 정의로운 영화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였다. 베이비박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약 20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이에 영화는 베이비박스의 존재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이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제는 세계적인 문제이다. 베이비박스 설치로 존경과 질타를 동시에 받고 있는 이종락 목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드롭박스를 살펴보자.

    가장 절실한 사랑이 있는 곳 드롭박스

    서울시 난곡동에 위치한 주사랑 공동체교회가 있다. 밤새 잠을 설치다 딩동 벨소리에 이종락 목사는 달려 나간다. 그는 오늘도 고귀한 한 아이의 생명을 살렸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목사 부부가 버려진 아이들을 돌본다는 소문이 돌자 누군가 그의 집 앞에 아이를 두고 갔다. 이를 본 이종락목사는 자신이 이 아이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 집 현관 앞에 아이의 시신이 발견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처음 목사의 품에 온 아이는 생선 상자에 담긴 저체온증에 걸린 장애 아이였다고 한다. 이를 본 목사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둘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주로 깊은 밤에 맡겨지는 작은 생명. 그 불씨를 살리고자 목사는 베이비박스를 만들었다. 박스 안에는 박스의 문이 열리면 울리는 벨과 냉, 난방시설과 카메라도 설치되어 있다. 그는 이곳에 오는 아이들은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존재들이 아니고 하나님이 쓰시고자 이 땅에 보내진 아이들이라고 말한다. 목사는 베이비박스 설치 이후 아이가 들어오지 않을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약 천명의 아이들이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되었다. 이곳에 아이들을 데려다 놓는 대부분의 부모는 미혼모와 10대라고 한다. 이에 목사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미혼모와 10대 아이들이 생명을 살려달라고 이곳까지 오게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부모의 사정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의 품을 빼앗긴 아이들. 목사의 소원은 베이비박스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작은 상자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없어도 되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베이비박스에 대한 찬반 논란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가는 것에 대한 법적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유기된 영아의 생명을 보호한다'와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찬반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베이비박스는 우리나라의 현행법상 불법이다. 하지만 헌법에 가장 중요한 기본권인 생명권을 존중하기 위해 용인되는 상황인 것이다. MBN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인교진이 베이비박스가 있는 주사랑공동체교회를 찾아가 이종락목사를 만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를 본 MC 서장훈은 '베이비박스가 아이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유기를 권장할 수 있다는 시선이 존재할 것'이라며 조심스레 의견을 밝혔다. 이에 이인철변호사는 '외국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가 단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다'라 말한다. 이렇듯 유기인지 보호인지에 대한 찬반 논란은 팽팽하다. 베이비박스와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는 나는 어릴 때부터 이곳을 보았다. 과연 이곳에 아이를 두고 가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베이비박스에 대한 뉴스 기사를 보고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또 이곳에 대한 영화가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엔 뭔지 모르게 가슴이 아프고 슬픈 감정이 몰려왔다. 베이비박스는 분명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론 이곳이 있기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나도 이렇듯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베이비박스의 존재는 풀 수 없는 숙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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